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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차 터키계 한국인, 케르반그룹 오시난 대표
강남포스트 현명진 기자 | 승인 2019.11.13 20:04

 

오피니언 리더 / 23년차 터키계 한국인, 케르반그룹 오시난 대표

 

 

지구촌 비즈니스 플랫폼 GBA 창립해 한국의 세계화 주도

 

국내의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동네로 단연 이태원을 꼽는다. 그곳에서도 입지전적인 인물로 알려진 케르반그룹 오시난 대표(본명 시난 외즈투르크, 46세)는 터키인으로 1997년 서울대 유학생으로 한국에 와 사업가로서 성공했고, 한국 여성과 결혼해 2008년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케르반(KERVAN)은 ‘큰 상인’이라는 뜻이다. 그가 운영하는 케르반그룹은 올해 3월 창업 10주년을 맞았고, 터키와 지중해 전문음식점 16개를 운영하는 회사로 임직원 200여명(터키 쉐프 47명, 한국인 매니저와 임직원 50명, 풀타임 직원 100명)과 아르바이트 직원 85명이 일하는 국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를 하는 중소기업으로 성장,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유학생들의 롤모델이 되었다.

 

 

“나는 얼굴만 외국인이지 마음과 정신은 한국사람”

 

눈을 감고 들으면 외국인이라는 걸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한국어가 능숙한 오시난 대표는 터키 이스탄불 출신이다. 기업 장학생으로 1997년 한국에 유학 온 그에겐 아버지가 준 200달러(약 22만 원)와 옷 가방이 전부였다. 당시 한국에는 터키유학생이 7명뿐이었다.

오시난 대표가 한국과 본격적인 인연을 쌓은 건,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터키 축구대표팀 연락관을 맡으면서부터다. 그는 1954년 월드컵 창설 이래 48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오른 터키를 직접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을 새마을운동으로 기적을 일으킨 나라이고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갖고 있는 나라임을 홍보했다.

그는 월드컵 이후 한국 직장 경험을 쌓은 후 2004년 무역회사를 창업한다. 한국과 터키간 무역을 하며 한국의 첨단 생활용품 중 네비게이션, 블랙박스, 비데, 기능성 벽지 등을 터키로 수출하면서 2006년부터 3년 동안 터키의 경제발전에 힘입어 회사는 매년 20%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 본격화된 미국 발 금융위기로 터키의 환율이 급상승하자, 그의 비즈니스도 한동안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안정적인 새로운 비즈니스를 모색하던 오시난 대표는 유학 시절 아르바이트를 했던 터키 음식점이 떠올랐다. 한국인의 터키에 대한 호감도를 고려하면 세계 3대 요리인 터키 음식이 사업적 승산이 있고, 특히 음식은 한국인들에게 터키 문화를 선보일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라고 판단했다. 고민 끝에 2009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미스터케밥’가게를 열었다. 터키 요리를 한국에서 대중화해 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케밥은 외국 대사들이 찾아와 먹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제대로 된 터키 음식점을 선보이자는 생각에 2011년 케르반을 열어 현재 전국 16개 점포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케르반 레스토랑을 50곳을 열고 대만 홍콩 일본 중국 등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인 그는 서슴없이“나는 얼굴만 외국인이지 마음과 정신은 한국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한국에 거주하는 주한 외국인의 수는 240만 명에 달한다. 유학생의 신분으로 한국에 와서 한국의 기업인이 된 오시난 대표. 한국인으로 귀화하고 지구촌 각국에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사절이 된 오시난 대표의 삶과 철학을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하였다.

 

-왜 한국을 유학지로 정했나요?

“하제테페대학 3학년 때 앙카라에서 상당히 큰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영어번역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회사 대표가 제안을 하더군요. 한국에서 수입을 하는 게 있는데 회사 장학금을 줄테니 한국에 가 공부하며 일을 도와달라고 해 1997년 서울대 산업공학과로 편입하게 되었어요. 저는 사실 남미 쪽에 관심 많았는데 기업 장학생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지요.”

 

-한국 살면서 이해되지 않는 정서가 있다면?

“솔직히 없어요. 처음 음식점에 갔을 때 두루마리 화장지가 식탁 위에 있어 놀랐고, 남자화장실도 여자가 청소해 더 놀랬어요. 터키선 여자화장실은 여자가 남자화장실은 남자가 청소하거든요. 근데 사업하면서보니 한국은 참 실용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청소아주머니 한분이 남녀 화장실을 다 청소하니 얼마나 실리적입니까?”

 

-내가 정말 한국인이구나 실감날 때가 있나요?

“저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17년, 앙카라에서 5년, 그리고 한국에서 23년을 살아온 터키계 한국 사람입니다. 터키가 제 모국이라면 한국은 이제 제 아내, 두 아들과 딸의 나라로 우리 가족의 조국입니다. 기업 장학금을 받아 유학 올 때 제 수중엔 아버지께서 주신 200달러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 가족은 물론, 일상의 삶이 된 집과 차, 그리고 한국 사람들에게 터키문화를 소개하는 16개의 음식점과 함께 일하는 197명의 식구들이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식당을 열 때마다 세금도 많이 내고 직원도 고용하며 한국 사회에서 기업이 해야 할 의무를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것에 한국이 저에게 준 고마움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저는 기업가의 꿈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죠.”

 

-23년 전 한국과 지금의 한국을 비교한다면 차이점은?

“외국인에 대한 사고방식은 지금도 완벽하진 않지만 많이 좋아졌어요. 사실 제가 한국 와서 처음 힘들었던 건 다문화에 대한 편견이었거든요. 23년 전에는 외국인이 50만명도 안되었는데 며칠 전 알아보니 242만명이나 되더군요. 제가 태어난 터키는 오스만제국이었는데 42개 나라가 모여 살아 종교와 언어가 다양하지만 평화롭게 살았어요. 지금도 이스탄불에 가면 여러 종교와 유적을 한꺼번에 볼 수 있거든요. 물론 저는 한국서 외국인이라고 어떤 불이익이나 피해는 없었지만, 한국 사람들이 세계여행을 많이 하게 되고 한국에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면서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진 거 같아요. 10년 후에는 정말 세계화된 나라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주한 외국인 친구 1천여 명을 사귀며 네트워크를 구상하다

 

주한 외국인그룹과 한국 경제인 교류협력 비즈니스 플랫폼 GBA

 

현재의 삶에 보람을 갖는 오시난 대표는 전국에 50개의 케르반 음식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는 케르반을 통해 터키문화를 한국 사람은 물론 한국의 지구촌 사람들에게 폭넓게 알리고, 일자리 창출과 성실한 세금 납부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이태원 케르반은 오시난 대표에게 있어 단순한 터키 음식점이 아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지구촌 사람들과 교류하고 멘토링을 하는 곳이다. 매일 주한 외교사절과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귀한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해, 그리고 한국의 수많은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케르반으로 오시난 대표를 찾아온다.

올해 초부터 오시난 대표는 한국 기업인은 물론 외국인 기업가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일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23년간 많은 사람들과 교류해왔는데, 특히 주한 외국인 친구들을 1천여 명 넘게 사귀게 되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네트워크를 구상하였다. 바로 각국 주한 대사나 외국 유명인사들을 초청해 정보를 나누고 인맥을 만들어 한국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국제경제동맹(GBA;Global Business Alliance)이다.

 

-비즈니스 플랫폼 GBA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GBA는 한국 기업인과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 CEO와 외국인 스타트업이 함께 강의를 듣고 사업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입니다. 한국은 6.25의 폐허를 딛고 50년 만에 세계 경제 11위의 국가로 성장한 자랑스러운 나라입니다. 터키와 같은 개도국에서 온 외국인 기업가와 학생, 외교관들은 한국과 한국의 기업인들을 존경하며, 함께 교류하며 많이 배우려고 합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15년 후에는 약 500만 명이 된다고 하는데, 우리는 한국 기업인들이 한국에 있는 100개국의 스타트업, 기업인, 외교관들과 교류하며 지구촌 전역으로 진출하도록 지원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뜻에 공감하는 분들과의 교류는 어떻게 진행했나요?

“작년 연말에 평소 알고 지내던 외국인 사업가 그룹과 한국의 기업인들에게 한국의 국내외 기업가들이 함께 교류하는 모임을 해보자고 제안했더니 모두 좋아하더군요. 해서 올해 초부터 8개월 동안 한국인 470명, 외국인 250명을 케르반에서 만나 한국의 우수한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면서 우리 모두 더 큰 비즈니스를 하자는 제 제안에 모든 사람들이 공감대를 이루어 11월 26일 GBA창립식을 가질 예정입니다. 720명의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과 준비한 GBA는 지금도 동참하고 싶다는 기업인과 스타트업들의 문의가 많습니다.”

 

-GBA회원이 되기 위한 자격 조건이 있다면

“네 가지 종류의 사람들이 같이 모여야 합니다. 외국인 사업가, 한국인 사업가, 각 대사관의 무역 관련된 영사들,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 스타트업입니다. 한국에는 외국인 유학생이 17만명 있지만, 저희 GBA 회원이 되려면 한국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한국말 잘하고, 한국에서 살며, 사업만 하고 싶은 사람, 이 조건에 부합되어야 창업자로 동참할 수 있어 현재 60개 나라 150명 스타트업이 참여합니다. 물론 희망자는 많지만 더 받지는 않고 위 조건에 적합한지 검토하고 있지요.”

 

-국가적 비율은 어느 정도 되나요?

“유럽이나 미국 보다는 개발이 필요한 발칸국가와 중앙아시아 지역, 북아프리카 국가, 아프리카, 동남아 지역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 한국의 좋은 제품들을 다양하게 공급할 수 있어 한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GBA가입 비용은 있나요?

“이번 창립 총회는 무료로 초대하고 내년 사단법인이 되면 각 나라에 GBA시스템을 만들고 이후 한국에서 GBA세계대회도 개최할 계획도 있습니다. 회비는 국내외 기업인은 연 100만원, 유학생 창업자는 부담없이 창업할 수 있게 연 12만원으로 하는데, 회원들에게 수익의 1%를 기부 요청할 겁니다. 이유는 1년 지나갔을 때 GBA를 통해 사업이 얼마나 일어났는지 아이템 소개 계약과 수출된 현황을 통계리스트로 작성해 성장보고서를 올리고 싶어서입니다. 그리고 CEO교육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매달 한국 중소기업의 우수한 제품 발표회를 갖고 이 제품을 GBA 회원들 모국에 소개해 수출 길을 열어가려고 합니다.”

 

-실제 수출이 곧바로 일어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되는 건지요.

“물론 당장 수익이 발생한다는 보장은 어렵지만, 이미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사업자 150명(50개 나라)이 가입해 있어 50개 나라에서 필요한 한국 제품들에 대한 상품 의뢰가 많을 겁니다. 그리고 GBA는 매월 ‘국가브랜드데이’를 열어, 매월 한 국가의 상무관과 사업가, 창업 유학생 세 명이 나와 수출 가능 제품과 수입 가능 제품들 외 그 나라의 사업 관련 정보들을 두 시간 동안 상세히 제공하는 시간과 친목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해 사업화할 수 있게 도울 겁니다.”

-GBA 목표를 말씀해주시지요.

“한국의 세계화, 세계의 한국화가 GBA의 슬로건입니다. 100개 이상 나라가 교류하는 GBA는 작은 UN이므로 평화로운 한국을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세계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겁니다. 각 나라를 통해 한국 발전에 필요한 사항들을 파악하고, 유익한 수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겁니다. 한국과 가까운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같은 나라에는 엄청난 자원이 있고, 중동에는 수십조 원의 투자 기금이 투자처를 찾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선진국을 배워서 산업화에 성공했으니 이제부터 세계 100개국의 개도국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한국의 앞서가는 기술과 기업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수출하면서 동반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GBA를 위해 한국 정부나 연관 기관의 어떤 협조가 필요한가요?

“GBA는 산자부 산하의 단체로 등록되는데 중소기업벤처부와 코트라 세 기관과 긴밀한 협조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시작단계에선 도움이나 협조 지원요청을 일절 하지 않고 있어요. 앞으로 GBA의 활동과 발전성과를 통해 자연스럽게 협력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2002년 월드컵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오시난 대표의 월드컵 에피소드는 유명한 일화다.

“2002년 월드컵은 제 인생에 잊을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추억이고 시간들입니다. 월드컵 3~4위전이 진행된 대구경기장에서의 감동은 제가 한국에 살기로 결정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38일 동안 터키선수단을 안내하며 선수들과 친해진 오시난 대표는 준결승전에 들어가기 전 자국 선수들에게 말했다.“제발, 한국 선수들이 다치지 않도록 경기를 우호적으로 해주세요. 그리고 게임이 끝난 후 붉은악마들과 한국 관중들에게 꼭 인사를 해주세요.”그의 말을 들은 터키 축구 선수단들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라고 말하며 그의 걱정을 기우로 만들어주고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3위 국가에게는 30억원의 상금이 주어진 월드컵 대회는 단순한 친선경기가 아니라, 상금이 걸린 대회였다. 그런데 세계 150개국의 시청자들이 관람하고 있는 2002월드컵 3~4위전 대회를 치르면서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축구경기장에 모인 6만 8천명의 한국 관람객, 특히 붉은악마단은 터키 선수들에게 열띤 응원을 해준 것이다.

경기 결과 터키가 3대 2 스코어로 승리를 하고 터키가 2002월드컵 3위, 한국이 4위 국가가 되었지만, 경기가 끝나고 터키 선수들이 차두리, 이용표 선수 등 한국 선수들과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고 운동장으로 걸어 나와 응원을 보내준 관중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날 오시난 대표는 물론 3~4위전을 관람한 많은 터키 사람들 역시 한국인들이 터키 선수들에게 보여준 응원에 큰 감동을 받았다. 오시난 대표는 한국 사람들이 보여준 응원을 보면서‘한국 사람들이 감사를 어떻게 표시하는지, 한국인들이 터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시금 이해했고, 그때 그는 물질에 연연하지 않고 형제의 의리를 지키는, 마음 따뜻한 한국 사람들과 한국에서 살아가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강남포스트 현명진 기자  webmaster@ig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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