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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행복공학칼럼>싸이버패밀리 나들이의 화두, 한 지붕의 가상공간이다[3]
강남포스트 | 승인 2020.08.20 02:59

 

 

 

 

 

 

정형원

사회복지법인 행복공학재단 이사,
전 누리데이타시스템 대표

 

 

구계명은 운전석의 나란희를 부른다. “란희아우님, 도서관은 휴관이지만 근무는 해야 된다고? 다음엔 재택근무 제안해 봐요. 그나저나 운전은 전문기사 뺨치겠어, 은퇴하시면 운전으로 제2의 인생, 앙코르라이프 프로그램을 기획하셔도 되겠어요. 오늘도 안전운전 부탁.”
나란희는 백미러를 올려다본다. 싱긋 웃는다. “운전방해는 위험신호예요.”구립전통문화도서관은 주로 국악 관련한 서적과 음반을 갖추고 있다.

“다음에 우리음악에 대한 설명을 한번 해드리고 싶어요. 운전하지 않을 때, 구체적인 설명을 해볼게요. 예고편으로 한 말씀만 드립니다. 서양음악이 맥박을 기준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시계처럼 똑딱똑딱 일정한 장단아래, 박자보다는 음계, 즉 멜로디가 중요하므로 오선지 위에 음표, 콩나물깍두기로 표시한답니다. 우리음악은 호흡을 기준으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장단이 중요하지요. 그래서 정간보라고 하는 장단표시의 칸칸악보가 사용된답니다.”

나란희는 우리음악의 핵심인 호흡기준의 정간보를 간단히 소개했다. 대표적인 우리 민요라면서 진도아리랑을 부른다. “아~리, 아~리로 부를 것인가, 아니면 아리~, 아리~로 부를 것인가 한 호흡적 멜로디를 3분하여 부르는 것이죠. 서양음악의 왈쓰와는 달라요.”

구계명은 다음에 설명서를 하나 만들어서 이어가면 좋겠다고 권유했다. 20인승 미니버스가 염성마을에 들어선다. 기도인이 손을 들어 한마디 거든다, 싸이버패밀리는 어떻게 해야 우리음악과 함께 할 수 있으며, 문화관광프로그램을 향유할 수 있을지, 다음 기회에 심도 있는 얘기를 해보자고 제안한다.

운전석 옆에 매달린 원형시계가 10시를 가리킨다. 코로나19의 덕을 보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교통이 비교적 원활하여 30분이나 먼저 도착했다. 소금온천 마당에 들어선다.

“그간 우리가 고민해왔던 행복과 회복에 대하여 얘기를 나눠봅시다. 기도인, 유명한, 정도만, 박사명, 홍보석, 성숙민, 모두 10분 발표 준비되셨죠? 이들의 발표 전에 하지만형과 황보람형은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행복공학과 회복공학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 번 되새겨 주세요. 식사 후 휴게실에서 간단한 개요를 의논하기로 하시죠. 정리되는 대로 프린트해서 공유하겠습니다. 2시간30분 정도 목욕을 마치고 식당으로 옮깁니다. 야외수영장 이용도 가능합니다. 야외수영장은 욕탕처럼 원형으로 만들어져 모두 함께 수영을 즐길 수 있어요. 수영복과 가운은 욕탕 입구에 걸려 있으므로 착용하시면 됩니다. 할머니랑, 여성 여섯 분은 오른쪽 입구입니다. 좀 있다가 수영장에 한 번씩 나와 보세요. 커피와 녹차도 있어요.”

온천장은 손님이 거의 없다, 코로나19는 온천장 사업도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설야가족은 버스에서 내렸다. 기도인은 이정도를 안았으며, 유명한은 최고준을 업었다. 모두 온천장로비로 들어섰다. 구계명은 김광균의 손을 잡으며 아들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생각해 본다. 35살을 넘기면서도 결혼은 여전히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학창시절에 반정부학생ASP(anti student power)의 수배A등급으로 분류되어 정보기관의 감시대상이 되었다. 졸업 후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도 정보요원의 감시를 받았으며, 정기적으로 활동보고를 하게 되어 직장생활도 쉽지 않았다. 그의 상사는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퇴사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학창시절에 연극반의 동아리활동으로 경험을 쌓은 덕분에 희곡에 도전하기로 하고, 퇴사 후에 작가생활로 전환한 것이다. 가난한 생활을 하지 않을 수 없지만, 원작의 희곡번안 작업에 대한 고료수입이 기초생활비가 되고 있다. 월간지 편집과 교정 일을 거들면서 나홀로 생활비는 마련되지만, 두 식구가 생활하기에는 부족했다. 결혼을 위하여 조금씩 저축을 했지만, 결혼자금과는 점점 괴리가 커져갈 뿐이었다. 결혼자금 마련을 포기하고 설야가족의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위한 기초자금으로 전환했다. 결혼을 못해서 아쉽지만, 싸이버패밀리의 설야가족을 결성한 것이 오히려 위로가 되었다.

이정도와 최고준은 기도인과 유중환이 잘 보살피고 있으며, 김광균은 방과후교사인 정도만에게 맡겼다. 하지만은 황보람과 사업얘기를 하느라고 욕탕 안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계속 머리를 끄덕인다. 모두들 욕탕과 편백향이 가득한 사우나를 들락날락 하기도 하고 서로 등을 밀어주기도 하고, 부산하다. 구계명은 생각이 복잡하다. 욕탕에서 눈을 감고 깊은 상념에 잠긴다.

가족관계를 조금 더 돈독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그는 가상공간활용방안을 설계 중이다. 특히 포스트코로나에서 관계를 더 강화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물리적인 만남이 중요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5년 전에 월1회 모임으로 바꿨다. 월1회 모임은 아무래도 소원한 느낌이다. 매일 만나는 공간, 생각나면 만날 수 있는 법시공(法時空)적 한 지붕이 필요하다. ICT기술의 가상공간으로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싸이버패밀리는 그래서 붙여진 닉네임이다. 싸이버가족 모두가 디지털시스템을 다룰 수 있어야 되는데, 할머니의 상황이 조금 걱정된다. 김광균이 거들면 가능할 것으로 여긴다. 그는 나이는 어리지만 스마트폰 다루는 실력이 상당하다. 한 지붕의 가족관계로 유지할 디지털 기술과 공간을 기획하는 것이다. 정보우산프로그램을 떠올린다. 싸이버패밀리의 디지털 한 지붕은 폐쇄공간이므로 접속고객이 제한되고, 광고수입이 없게 된다. 사용료와 임차료를 내는 방식으로 호스팅 및 포탈서비스를 기획할 수밖에 없다. 플랫폼전문가 박사명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2억 원에 달한다는 개발비 예산이 너무 벅차다. 지자체와 공익기관에 개발비를 문의했는데, 신통한 대답이 아니다. 

가족개별적인 화상회의 프로그램 상에서, 가상공간 한 지붕으로 통합되고, 필요한 자료를 공유하면서 일과 상황을 협의하는 현황판 같은 모임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통신사에서 발표한 원격건강관리프로그램의 엑스퍼트시스템 위에 올려도 될 것 같지만, 의료진의 반대가 심하다. 당장에 수익이 없다는 이유도 한몫했다. 기획안을 발표한지 3년이 지났는데 아직 베타버전도 출시하지 않고 있다. 한없이 기다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해답을 구하지 못하고 구계명은 욕탕에서 물을 털어내며 일어섰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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