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렬하게 진행 되고 있다. 무역전쟁은  무역불균형 해소를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결정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여러 가지 국제적 환경 변화와 맞물려 더욱 혼란스럽게 전개 되고 있다.

미중간 무역전쟁은 왜 일어나게 되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모두 양국간 무역전쟁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서로 원치 않는 일들을 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크게 다음 두 가지 정도의 이유로 추측이 가능하다. 

첫째, 국내 지지율 상승 및 11월 중간선거 승리를 위한 차이나 효과를 극대화 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도 대 중국 통상압박을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둘째, 차이나 성장을 지금 막지 않으면 안 된다는 긴박함이 담겨 있다. 중국의 글로벌 패권도전을 사전에 제압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입장은 어떨까?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는 자신이 그리는 ‘중국의 꿈’ 실현을 위해서는 미국의 시장과 기술, 그리고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에 먼저 무역전쟁에 시동을 걸어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국제 무역이란 상호주의에 의존하는 측면이 강해서, 상대방이 나를 압박하면 나도 상대에게 동일한 압박으로 저항을 해야 하는 면이 있다. 거기에 스스로를 대국으로 인식하고 있는 중국의 자존심도 일정 부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면, 중국도 미국을 압박해야 하는 그러한 그림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미중 양국은 이제 과거와 같은 통상협력이 다소 어렵게 됐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과거 미국은 중국의 제조업과 시장이 필요했고, 중국은 미국의 금융과 기술이 필요했다. 지금도 이러한 필요성이 어느 정도는 존재하지만, 그래도 일정 부분 서로 견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호보완의 협력 패러다임이 점차 퇴색해질수록 결국 양국은 계속해서 충돌할 수밖에 없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금융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승리를 한다고 하더라도, 미국 또한 큰 부상을 입게 될 것이다. 미국이 과거 일본과 구소련을  통해 붕괴시킨 경우와 지금의 중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중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만만치 않고, 미중간 통상협력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결국 누가 먼저 죽고 나중에 죽느냐의 차이 일 뿐, 지금의 관세보복 형태의 무역전쟁으로는 어느 누구도 최종승자가 될 수 없다.  미중간 무역구조 패턴을 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이 중국산 6000여 개 품목에 대한 2차 추가관세를 부과한다고 하지만, 핵심은 대중수입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전자 및 IT제품이다. 겉을 보지 말고 안을 봐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스마트폰이다.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이 수입하는 것이 스마트폰인데, 700억 달러(약 77조원 규모)가 훨씬 넘는다. 미국에서 디자인과 핵심부품을 수입하고, 기타 주요 부품은 일본 및 한국에서 수입해 중국 내에서 OEM 및 임가공 조립해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구조다. 부가가치로 보면, 디자인과 AS 등에서 나오는 부가가치가 미국이 거의 30%이고, 중국은 5%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이 700억 달러를 수입하고 있다고 하나, 실제 그것으로 인해 돈을 버는 것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650달러짜리 아이폰 한 대당 중국이 버는 것은 8.5달러 밖에 안 된다. 스마트폰이 이번 2차 관세부과 품목에서 빠진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미중간 무역관계는 서로 상생관계의 가치사슬로 얽혀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무역전쟁을 넘어 통상전쟁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또한 중국이 가지고 있는 미국 국채 매도라는 극단의 처방을 쓰지 않더라도 중국이 고려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2차 보복 카드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역흑자를 보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관세폭탄과 같은 무역보복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단계별 비관세장벽 보복이 유력하다. 미중 무역전쟁의 부당성을 이용한 미국산 제품의 불매운동, 500여 개의 중국 내 미국기업에 대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 압박을 가할 경우 그 손실 또한 결코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보복을 기존의 25%에서 10%로 낮춘 것과 9월까지 유예기간을 둔 것도 중국에게 어느 정도 협상의 틈을 주기 위함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중심의 상생을 원할 뿐 중국과의 통상전쟁 전면전을 결코 원하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한국에 미치는 파급과 대응이다.

미중 무역전쟁에 너무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다. 미중 무역전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양국간 글로벌 패권싸움이 지속되는 한 적과의 동침과 마찰이 반복될 것이다. 중간재 중심의 글로벌 밸류체인 내용을 좀 더 살펴보고, 이에 대한 출구전략을 빨리 모색해야 할 것이다.

염규혁 강남포스트 학생기자  gnpo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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