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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 언니들이 있다 [헤이북스]‘그래도 다시 일어나 손잡아주는’ 언니들의 성장과 치유 이야기
조인정 기자 | 승인 2019.09.26 22:27

 

‘그래도 다시 일어나 손잡아주는’ 언니들의 성장과 치유 이야기

 

그래도 다시 일어서 손잡아주는

언니들이 있다

김지은 인터뷰집|헤이북스 펴냄

312쪽|값 14,800원|2019년 9월 25일 출간

세상은, 사회는 여자이기에 약자로 취급했고, 소수자로 봤으며, 배제의 대상으로 여겼다. 하지만 ‘다르게 살기’로 맞서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이 시대를 살아온 이들이 있다. 먼저 입사하고, 먼저 벽에 부딪히고, 먼저 이별을 하고, 먼저 외로워보고, 먼저 실패해보고, 먼저 눈물 흘려본 언니들이다. 그들이 삶의 우여곡절과 고비, 세상의 유리 천장에 어떻게 응수했는지, 그 끝에 얻은 행복의 비결 또한 무엇인지를 담은 ‘인생 실전’ 같은 책이 나왔다.

<한국일보> 인기 연재물인 ‘김지은의 삶도 인터뷰’ 중에서, 생의 고갱이에 깊이 그리고 진하게 공감할 수 있는 언니들의 목소리를 골라 담았다. 인생이 주는 고난과 눈물을 오히려 성장과 치유의 자양분으로 삼아 삶의 행복을 찾은 그들이 걸어온 삶의 길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지키고자 했던 삶의 도가 이 인터뷰집에 응축돼 있다.

공동체의 구성원이자 여성으로서의 자각이 삶을 지탱하는 한 기둥이었기에 그들은 그럼에도 살아남았고, 그럼에도 성공했고, 그럼에도 해냈고, 그럼에도 아직 싸우고 있다. 이러한 언니들의 존재는 울고 싶을 때 기꺼이 어깨를 내어주고 게으르고 나태해졌을 때 등 떠미는 채찍이 되어주는 언니가 필요한 동생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의 싹이 되며, 이 책은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공감과 연대의 ‘자매애’를 듬뿍 담아 전해준다.

 

인생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삶을 지키며 살고 있는 12명의 언니들

 

책의 1부 ‘부당하다 생각되면 온몸으로 저항해’에서는 ‘자기를 지키는 길’로써 ‘저항’을 선택한 언니들을 소개한다. ‘여성 최초’ 역사를 써온 언니 최인아는 “혁명을 할 게 아니라면, 현실을 돌파한 샘플이 되어보자!”며 유리 천장을 깨트리기 위해 실천한 ‘샘플론’을 말한다. 2003년 방송에 얼굴을 드러내고 ‘미투’한 언니 최아룡은 미투의 해피엔딩은 이룰 수 없는 꿈이 아니라는 걸 몸소 보여줬다. 페미니스트 전사가 된 언니 이나영은 “더 강해질 수 있고 너는 혼자가 아니”라며 차별과 폭력에 맞서 싸우고 있는 많은 여성들을 응원하고 있다. 언론이 눈감은 ‘용산 참사’와 그 뒷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든 언니 김일란은 좋은 질문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풀뿌리 정치 운동을 하는 언니 이진순은 군중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는 실험을 하고 있다.

 

책의 2부 ‘세상이 원하는 공식은 버려’에서는 세상의 틀에 자신을 맞추기보다는 스스로 찾은 행복을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언니들을 소개한다. ‘연세대’라는 대학 간판을 던져버리고(자퇴하고) 장애 동생의 자립을 돕고 있는 언니 장혜영은 장애인의 탈시설은 가정이 아닌 사회로 돌아오는 것이라 주장한다. 남편과 이혼하고 여자와 사는 언니 김인선은 예수님은 우리(퀴어)와 함께 행진하셨을 거라며 성 정체성 때문에 고통받는 젊은 사람들을 돕고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큰언니 배은심은 아들이 꿈꾼 세상을 위해 거리의 어머니가 되어 세월호 가족들을 위로한다. 첫 마음을 지키는 언니 고민정은 잘나가는 KBS 아나운서 시절에 재벌이 아니라 가난한, 그것도 희귀병이 있는 시인과 결혼했고,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을 버리고 대선 전 문재인 대통령의 참모가 되었다.

 

책의 3부 ‘진정한 행복은 내 안에 있어’에서는 ‘인생의 행복은 결국 자기 안에서 찾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언니들을 소개한다. 17년간 기자로 살았던 김미경은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전업 작가라는 우아한 가난을 선택했다. 이름을 전설로 만든 박세리 역시 슬럼프 때 인생의 모든 게 골프에 담긴 것처럼 살았는데, 골프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었던 거라는 깨달음을 얻고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오늘이 아닌 내일을, 이곳이 아닌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하려고 노력하는 언니 곽정은은 자신의 성취를 긍정하고 이를 나누는 의미의 권력자가 되고 싶단다.

 

언니들의 삶을 반추해 지금의 나에게 질문해보자. 잘 살고 있냐고.

 

<한국일보> 인기 연재물인 ‘김지은의 삶도 인터뷰’는 ‘치유와 위로의 인터뷰’다. 마음에 느낌표가 남는 인터뷰다. 생의 중반을 지나는 중인 저자가 삶의 이정표를 다시 꽂고 싶어 시작한 기획이다. 그 인터뷰들 중에 조화롭고 평안하고 순조로운 삶을 꿈꾸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삶, 그래서 더 가치가 있다는 걸 아는 언니들의 이야기들을 골라 이 인터뷰집에 담았다.

저자는 ‘언니들의 삶이 그랬구나. 그렇다면 나의 삶은? 나는 어떻게 살았나.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고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을 제안한다. 나아가 이 인터뷰집에 담긴 질문들을 제3자가 되어 독자 자신에게 던져보는 깊은 사유의 시간을 갖는 것도 추천한다. 그것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선물을 선사할 수도 있다면서. ‘인터뷰는 힘이 세니까.’

조인정 기자  jjajung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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