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행복공학칼럼
<2020행복공학칼럼4>돈과 무관한 행복의 좌표에는 멈춤신호가 있다
정형원 | 승인 2020.04.16 11:08

정형원

사회복지법인 행복공학재단 이사,전 누리데이타시스템 대표

코로나바이러스19는 우리의 삶을 확실하게 편갈라준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하루살이의 가난은 인생을 파탄으로 몰아간다. 치부가 잘 되어 있는 자는 covid19에서 그 행세가 더욱 빛이 날 것이다. 카스트제도로 분류된 세상살이를 거론하는 종교적 전생이나 이생의 문제가 아니다.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이 불가능한, 바로 오늘의 문제인 것이다. 한국의 경제구조에서 돈에 메인 행불행의 척도는 당연한 것이고, 현대판 카스트제도가 자리를 잡은 이 땅에서 제도나 구조변경 없이 이를 극복할 수는 없다. 행복과 인생은 돈 문제에서 충돌하지 않을 수 없다. covid19는 돈 중심의 인생을 바꾸라는 신호가 아닐까. 포스트 코로나바이러스19의 세상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10여 년 전, 경제력이 취약한 부탄은 경제개발협력기금의 사업으로 약초재배사업을 권고 받았다. 중앙에 히말라야 산맥이 있고 산과 들로 둘러싸인 내륙 국가, 원시적 비경을 간직한 부탄의 지리적인 특성상 약초사업이 추천된 것이다. 유관 공무원 5명이 한국을 찾았다. 약초를 성공적으로 대량 재배하고 있는 한국의 약초산업을 견학하러 온 것이다. 
그들은 민들레재배단지 청송농장에서 3일간 약초재배 현장을 둘러보고 체험했다. 출국 전, 정리 미팅을 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여러 가지 보고와 협의가 끝난 후, 리더격인 공무원이 결론적으로 한국식 약초재배사업은 보류하겠다고 했다. 경제개발협력기금에 의한 약초재배는 물론이며, 한국식 경제개발이 조심스럽다고 결론지었다.


공항배웅을 나간 한국측 인솔자는 한번더 생각해 보라고 권고했다. 경제개발협력기금으로 약초재배를 하게 되면, 부탄경제가 많이 발전될 것이라고 강변했다. 경제개발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며, 국민소득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동행한 공무원에게 설명했다. 인솔자는 약초재배사업을 포기한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는 조심스럽게 이유를 물었다. 공무원은 매우 난처한 표정으로 리더에게 귀엣말을 주고받았다. 리더가 나섰다. 실례될지 모르지만 조언을 하고자 한다면서, 계면쩍은 표정을 지었다.


“한국 사람들은 너무 열심히 일을 합니다. 민들레 밭을 매고 있는 여인에게 하루 일과를 물었습니다. 새벽에 나와서 밭을 매기 시작하면 보통 해질녁에 마친다고 대답했습니다. 왜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느냐고 물었죠. 매우 의아해 하는 표정으로 ‘돈을 벌어야 되지 않겠냐’고 대답했습니다. 하루 종일 돈을 번다고 느끼는 부푼 마음가짐이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돈을 섬기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돈에서 행복을 찾는 것 같았습니다. 인생과 행복의 모순을 돈의 관점으로 느꼈습니다. 행복한 인생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개발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죄송합니다.”


부탄이 비록 가난하지만, 인생의 가치를 돈에 두지 않고 있으므로 돈 중심의 경제개발보다는 인간중심의 경제개발을 더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행복한 경제개발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공부를 더 한 후에 경제개발협력기금을 부탁하겠다고 이번 프로젝트를 미뤘다.

혹시 우리는 돈신(神)을 모시고 사는 것이 아닐까. 코로나바이러스19는 돈의 위력을 보다 더 확실히 느끼게 해 준다. 권력과 명예도 돈으로 어렵지 않게 취득할 수 있는 한국에서 돈 없는 삶은 불행한 것이라고 느껴졌다.


옆에서 함께 리더의 말을 듣고 있던 다른 공무원이 한마디 보태고 싶다고 했다. 한국 사람들이 일을 열심히 하면서, “하루 평균 8시간 일을 한다고 들었는데, 8시간 중에 잠시 멈추고 2시간 정도 명상을 하거나, 기도를 하면서 멈춤을 가지면 좋지 않을까요?” 라고 거들었다. 리더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생과 행복을 묵상하면서 한번 시도해 보라고 했다. 


매우 당황스러운 논리가 되지만 8시간 노동으로 80%등급의 성과물이, 100%물량의 양적 결과로 나온다고 가정한다. 반면에 단순한 산술적 계산으로 6시간의 노동과 2시간의 명상은 100%등급의 성과물을 80%물량의 양적결과로 들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가치가 녹아있는 성과물 속에는 행복이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함으로 멈춤이 혹시 행복좌표에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그런 노동의 대가(代價)는 행복이 들어있는 성과물을 만들어 낼 것 같았다.

더 비약된 명제가 떠올랐다. 장애우, 고령자 등의 무노동의 삶을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 노동이 불가능한 자의 몫은 무엇일까. 어쩌면 자원을 소모하지 않으며, 공해를 만들어내지 않으며, 자연을 훼손하지 않은 대가를 보상해줘야 되는 것이 아닐까. 매우 역설적 상황까지 전개된다. 모순과 부도덕으로 비하될  논리에 빠졌다. 2시간 멈춤도 비난을 받을 것인데, 평생 생산적인 노동하지 못하는 계층에게 우리는 무엇을 제공해야 될 것인가. 무노동소득을 제공해야 되는 비도덕적 비난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있는 자의 자본재가 만들어 주는 무노동소득은 또 어떻게 해석을 해야 될까? 없는 자의 무노동 복지수혜를 도덕적 해이로 폄하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적인 생산이 기반인 경제구조에서 노동 없는 소득에 대하여 우리는 도덕적 해이라고 비난한다. 자본재가 만들어주는 무노동소득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자본주의 경제의 핵심이라고 호평한다. 배당, 이자, 임대료, 사용료 등의 자본주의의 제도가 창조한 무형수익은 축복이라고 한다. 자본재의 무노동소득, 2시간 명상의 생산가치로 평가되는 무노동소득과 100% 등급품, 공해와 자원낭비가 전혀 무관한 무노동, 부작위의 대가 등은 재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인생과 행복의 순리적인 명제를 찾아야 된다.

돈을 번다는 행복감으로 노동을 마다하지 않는다. 결국 무노동소득을 만들어 주는 자본재조성을 희망하고 고생을 자처한다. 2시간의 명상시간도 생산량 부족의 방해요인으로 배척한다. 없는 자의 무노동소득은 도덕적 해이가 되므로 자본재가 만들어 주는 무노동소득단계에 올라서야 된다.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지키며, 공해를 만들지 않았다는 자부심을 가지면 안 될까. 자본재기반이 아닌 무노동소득을 고민한다. 2시간의 명상을 해보라는 부탄친구의 권고를 되새긴다, 행복과 인생은 돈 때문에 결코 모순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형원  webmaster@ignnews.kr

<저작권자 © 강남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형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663 영창빌딩 405호  |  대표전화 : 02)511-5877  |  팩스 : 02)511-5878  |  발행일자 : 1995년 4월 6일창간
등록일자 : 2018년 2월 28일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96  |  회장 : 조양제  |  대표 : 유진희  |  발행인 : 조인정  |  편집인 : 조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양제
Copyright © 2021 강남포스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