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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영호 국회의원 |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방미 결과를‘최고의 순방’,‘최고의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이렇게‘최고’라는 표현을 쓴 것을 보면 문 대통령이 바라던 그 무엇인가가 성취되었다는 의미로 판단된다. 사실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문재인 대통령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표정이 어둡다 못해 그 무엇인가 노심초사하면서 초조해하는 모습 같았다. 그러나 회담 후에는 완전 딴판으로 바뀌었다. 말 그대로‘얼굴이 확 폈다.’
‘마치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것처럼’
문대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에게‘한미간 한반도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확고한 공감대 마련, 미사일 지침 종료, 백신 협력,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산업에 대한 공급망 협력 강화’를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로 소개했다.
이 정도의 결과는 회담 전 실무진들 사이에 합의된 사항들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사전에 보고받고 만족했다면 대통령의 표정은 미국 도착부터 밝았어야 했다. 즉 문재인 대통령의 표정 변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회담 결과와 상관없는 것이다.
이번 한미공동성명에 담겨진 내용들이 너무나‘우 클릭’이어서 사실 나도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내용에 동의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놀라웠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할 수 없이 바이든 대통령이 짠 각본에 말려들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남이 연출한 각본에 대로 임하는 조연이었고‘별다른 변수’가 없었다면, 회담 후 표정이 갑자기 좋아질 리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회담 후 본인이 이 회담의 주연이라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에 방미 결과를‘최고’라고 표현한 것이다.
이미 공개된 방미성과와 44조 투자는 아무리 보아도 대칭이 잘 맞지 않는다. 나는 두 정상이 크랩 케이크를 먹는 37분의 단독 오찬 일정 중 바이든 대통령의 기분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 불쑥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모종의 부탁’을 했고 44조를 받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흔쾌히 동의하는 상상을 해봤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5당 대표와 면담 중 방미성과를 비판하는 우리 당 김기현 대표의 팔을‘툭툭’쳤다고 한다. 김 대표는 본인이 대통령의 방미성과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었던 중이라 그 행위가‘그만 하시죠’라고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나는 대통령이 김 대표의 팔을 툭툭 치는 것을 다르게 분석했다. 대통령의 그 행위는‘공개하지 않아서 그렇지 훨씬 더 큰 것을 바이든에게 받아냈다, 한번 지켜봐라’라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인다. 일상에서 옆 사람이 걱정하면 흔히‘내가 다 알아서 해놓았어, 두고 봐’라며 할 때 어깨나 팔을 툭툭 친다.
한편 더 흥미로운 것은 문 대통령의 방미 결과가 발표된 지 5일이 지나고 있지만, 북한 김정은이 아직까지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 6월 30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의 한미정상회담 4일 후, 7월 4일 김정은은 화성-14 형 ICBM을 발사했다. 북한이 ICBM을 실험발사하는데 보통 3, 4일이 걸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당시 문 대통령의 방미가 끝나자마자 하루 만에 김정은이 대응 방안을 결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의 침묵이 이번 주를 넘기면‘우리도 모르는 문재인 대통령의 숨겨진 방미 결과’가 북한이 예측한 것과는 너무 다르고 현재 북한 내부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 문재인 정부나 북한 김정은 정권의 가장 큰 고민은 내년 대선일 것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이번 방미결과에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서 내년 대선까지의 북한 대남정책이 결정된다. 생각 같아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싶으나 내년도 대선에서 진보정권을 재창출해야 하는 김정은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임기가 1년 남짓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정권 재창출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다.
정의용 장관은 지난 25일 이번 방미결과에 대해“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간 대화·관여·협력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며“이를 통해 우리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선순환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미 사이에는‘판문점 회담-싱가포르합의-평양선언’식으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선순환적으로 발전시키는 기반’이 이미 마련되었다. 그럼에도 정의용 장관이 새로운 기반이 마련된 것처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핵심은‘새로운 남북정상회담 실현 가능성’일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김정은에게 안겨줄‘선물 보따리’에 바이든 대통령이 동의가 있었는지가 관건이다. 그‘선물 보따리’에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백신 제공,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대북제재에서 남북협력 면제조항 신설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들어가 있다고 점쳐 볼 수 있다.
남과 북의 진정한 평화와 화해, 비핵화를 위한 남북정상회담이 아니라 대선용‘쇼’를 위한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44조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지불된다면, 그 비용이 너무 크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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